기초만 잡으면 성적은 반드시 오른다! 기초 잡는 국영수 학습법

   
▲ 고양국제고 영어토론대회 [사진 제공=고양국제고]

 

교사로서 마지막 해를 앞두고 있는 천안 복자여고의 정명근 교사는 오랫동안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진로진학상담교사로 전과해 학생들의 진로진학을 지도해온 교육계의 베테랑이다.

정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충남지역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학습·진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때로는 인근 대학과 함께 소규모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하고, 때로는 일대 일 개인 컨설팅을 하면서 주말 개인 시간까지도 학생 지도에 할애하고 있다.

오늘은 정명근 교사가 제시하는 효과적인 영어 학습법과, 학생 성적에 맞춘 실제 학습 컨설팅 사례를 소개한다.

 

   
▲ 정명근 교사 (천안 복자여고)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알기 위해 과거 학습 이력을 물어 보면 우리 교육이 얼마나 잘못해 왔는지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언어는 잘 나오는데 영어가 안 나오는 경우, 수학은 잘 나오는데 국어와 영어 성적은 별로인 경우, 3과목 모두가 잘 안 나오는 경우 등 각각의 케이스는 무수히 많지만, 그런 케이스들을 만든 원인은 오직 하나다. 문제풀이 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공교육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물론 거기에는 다음을 기약하지 못하고 당장의 성적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성적지향적인 학부모의 편견도 한몫 크게 거들고 있다.   

중학교 때 국·영·수 과목을 문제풀이 중심으로 학습해 성적이 잘 나온 학생들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학생들은 막상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중학교 내신 성적과 고등학교 3월 첫 모의고사 성적은 상관관계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다.

A군은 160점 만점에 159.7점을 받아 전체 1등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렇게 중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3월 첫 모의고사에서 국·영·수 석차가 300여명 가운데 102등을 기록했다. 무려 101등이 하락한 것이다. 문제는 A군에만 그치지 않는다. 159.6점으로 전체 3등으로 입학한 B군은 134등, 159.59점으로 전체 5등으로 입학한 C군은 269등으로 떨어졌다. 실제 고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학교 때 최상위 성적을 자랑하던 학생이 고교 입학 후 첫 모의고사에서 성적이 급추락한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중학교 교육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 때 교육이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방향이 아니라 단편적인 문제 풀이 위주로 이루어지다 보니, 중학교 때보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다루는 고교 교과과정에 적응하지 못하고 성적이 곤두박질치게 된 것이다. 이런 학생들 중 운 좋게 고1 초반까지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도 더러는 있겠지만, 그 성적을 고등학교 3년 내내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성적 향상이 가능해 지려면 그 동안의 문제풀이 중심 학습법을 버리고,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학습법으로 완전히 바꿔야 한다. 거기에 독서 활동이 반드시 더해져야 한다.

독서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이유는 독서가 국어뿐만이 아니라 전 과목의 학업역량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국어 역량이 낮은 학생은 수학과 영어 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시간이 갈수록 국어는 물론 수학과 영어 성적도 동반 하락할 밖에 없다. 이것이 독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이유다.

서울대 정시에서 다수의 합격자를 내고 있는 유명고 A, B, C고가 있다. 그러나 수시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서울대는 수시에서 A, B, C고 학생들을 잘 선발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 학교들이 여전히 문제 풀이 중심 교육을 하고 있어, 출신 학생들의 사고력, 문제해결력 등 학업 필수 역량이 타 학교 출신 학생들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을 대학이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일선 고교의 잘못된 교육 방식이 학생이 역량을 키울 기회를 앗아가고, 결국 대학 진학에서도 실패를 겪게 만드는 것이다.

영어는 듣기->말하기->쓰기->읽기 순으로 가르쳐라
20년간 영어를 가르치면서 알게 된 가장 바람직한 영어 교육 방법은 듣기 3개월, 말하기 6개월, 쓰기 10개월, 읽기 10개월 이상을 할애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듣기 학습이다. 듣기에는 기본적으로 3개월이 필요하다. 그 다음이 말하기다. 말하기 학습은 5~6개월 정도 걸린다. 세 번째는 쓰기이며 10개월 정도 걸린다. 마지막으로 읽기가 10개월 이상으로 가장 오래 걸린다.

우리말에 서툰 6, 7세 아이가 중·고등학교 교재를 읽고 이해할 수 있을까? 읽기는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영어가 서툰 학생들에게 읽기와 문법을 우선적으로 가르친다. 이러니 학생들은 당연히 영어가 싫어질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 1학년 김슬비(가명) 학생은 3개월간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후 영어에 능숙하게 돼 이제는 어떤 시험을 치르더라도 영어 과목에서 100점을 맞는다. 슬비는 호주 생활을 통해 영어 듣기, 말하기를 중점적으로 학습했다.

같은 1학년인 이소라(가명) 학생은 전 과목 성적 평균이 9등급으로 거의 꼴찌를 달리고 있지만 가장 최근에 치른 모의고사에서 영어 6등급을 맞았다. 앞서 말한 방법으로 영어 공부 방법을 바꿨더니 영어가 잘 들리고 성적이 쑥쑥 올랐단다. 소라는 최근 화상영어로 원서읽기를 시작했는데, 갈수록 영어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과거처럼 영어를 문법 위주로 가르치는 영어교사가 있다면 자신의 교육 방식을 깊이 반성해야 한다. 학교의 관리자들도 문법과 문제풀이 중심의 기존의 영어 교육 방식을 버리고 듣기-말하기-쓰기-읽기 순서로 교육 방향을 근본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그리고 교사들의 변화를 끌어가야 한다. 학교가 밤 10시까지 학생들을 붙잡아 놓고 문제집 풀이에만 매달리게 한다면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대림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t5iQC2


모의고사에서 언어 94점, 수학 67점, 영어 91점 받은 아람이 사례
고등학교 1학년 조아람(가명) 학생은 영어 선생님이 꿈이다. 언어와 영어 성적이 높고 수학 성적은 낮은 편이다. 최근 모의고사에서 언어 94점, 수학 67점, 영어 91점을 받았다. 아람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독서를 많이 해왔으며, 영어 과목을 특히 좋아한다. 다른 과목 성적이 좋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이 학생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영어의 경우, 독서를 통한 언어 능력이 뛰어나므로 비록 지금 당장 성적이 안 좋게 나오도 대학에 입학해 6개월 정도 어학연수를 받으면 영어 실력이 급성장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문제풀이 위주의 공부는 전혀 도움이 안 되므로 지금부터라도 듣기, 말하기 중심의 학습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

수학은 과외를 받고 있지만 성적은 낮은 편이다. 일단 언어와 영어 성적이 좋으므로 수학은 조금만 시간을 더 투자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따라서 수능 언·수·외 영역을 1·2·1등급을 목표로 공부한다면 교원대에 안정적으로 합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수학 성적을 올리는 것보다 책을 더 읽는 것이다. 또한 영어는 문제집을 풀지 말고 듣기, 말하기 학습을 계속해야 한다. 아람이는 문과로 진학할 예정이기 때문에 수학은 자연스럽게 3등급으로 올라갈 것이고, 거기서 한 등급만 더 올리면 2등급이 된다. 문과이기 때문에 책을 많이 읽어 어휘력과 이해력을 높이고, 영어 원서 등을 읽으면서 자신감을 키운다면, 아람이는 서울대도 바라볼 수 있다.

만약 학습 시간을 수학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게 되면 학습 부담이 커지고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수학은 흥미를 유지하는 정도로만 비중을 두고, 오히려 자신의 강점인 언어와 영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공부하는 것이 서울대 진학의 지름길이다.

기초만 잡으면 성적은 반드시 오른다! 기초 잡는 국영수 학습법
수능 문제가 어렵게 출제됐을 때 학생들이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과목은 수학이고, 그 다음이 국어, 영어 순이다. 영어는 어렵게 출제된다고 해도 듣기-말하기-쓰기-읽기를 제대로 배운 1, 2등급 학생들은 여간해서는 점수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문제풀이에만 전념한 학생들은 반드시 성적이 떨어진다.

한글 실력의 확장은 책과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영어는 어째서 단어장과 문제집으로 실력을 확장하려고 할까. 영어 실력을 높이고자 하면서 왜 영어 원서 한 권 읽지 않고 문제집만 푸는 것일까.

수능에서 높은 언어 성적은 독서의 결과라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영어도 듣기와 말하기의 기본 위에 쓰기와 읽기를 익힌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는 게 확실하다. 듣고 말하기가 잘된 아이와 문제집 중심으로 공부한 아이는 영어 문제가 어려워질 때 그 차이가 극명히 드러난다.

한편, 수학은 선행학습이 아닌 개념학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도를 나가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개념을 확실하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모의고사에서 수학 1등급을 받는 학생이라면 진도를 앞서나갈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으므로 선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학생에게까지 선행학습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수학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수학은 일반적으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우위에 있는 과목이다. 특히 이과 수학의 수능 1등급 남녀 비율을 살펴보면 대략 8:2로 큰 차이가 난다. 문제가 쉽게 나온다고 해도 7:3 정도다. 수능 수학은 문과에서는 남녀 차이가 덜 벌어지지만 이과에서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수리논술도 마찬가지다. 수리논술 문제는 보통 수능 문제보다 더 어렵기 때문에 1등급 남녀 비율이 대략 9:1로 나타난다. 그만큼 수능 이과수학과 수리논술은 남학생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여학생은 수리논술을 택하는 것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고교 1학년 때 첫 모의고사는 학생의 공부 방향을 확실히 잡아낼 수 있는 기회이다. 중학교 때만이 아닌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온 공부 방법의 문제점이 한눈에 읽히기 때문이다.

만약 국어 점수가 낮았다면 초등학교 때 책을 안 읽었다는 것이고, 영어 점수가 낮았다면 이 학생은 문법과 단어 외우기 중심으로 공부한 것이다. 즉 영어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공부인 듣기, 말하기 등을 등한시한 것이다. 수학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능력도 안 되는 선행학습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이 있다면, 기본 실력도 제대로 안 갖춘 상태에서 내신 따기용 암기 학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지 않은지 솔직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영어는 공부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 성적이 전혀 안 올라가는 것이고, 수학은 기본 바탕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선행학습을 통해 억지로 성적을 올렸다가, 기본 바탕이 없어 필연적으로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국어는 초등학교 때 책을 안 읽은 것이 중학교로 이어지며 문제풀이, 외우기 중심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결국 고등학교에서 문제가 터지는 것이다. 

이번 겨울방학에 우리 학생들이 집중적으로 해야할 것은 무엇보다 독서 활동이다. 이는 초중고 공통사항이다. 영어는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 순서로 공부하고, 수학은 전 학년의 책이라도 좋으니 개념학습을 통해서 기초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기본 바탕이 부실하다면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붙잡고 개념 정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난 교과서를 다시 보며 기본 실력을 다지다 보면 다음 학년에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자.

 

  *에듀진 기사 URL :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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