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화 전공자가 홀로그램 전문가 되기까지

   
 


인문계 선배의 취업&직업 이야기 -  홀로그램전문가
송태민, 국제문화학 전공, 어비팩토리 대표


안녕하세요? 국제문화를 전공한 송태민입니다.
저는 S대학에서 국제문화를 전공했습니다. 국제문화라는 전공은 외국어 능력과 외국 문화에 대한 정보화능력을 겸비한 문화전문가를 양성하는 전공입니다. 사학, 관광, 경영, 국제통상, 행정, 연극, 영화, 문화인류, 신문방송 등 다양한 분야와 인문학의 퓨전으로 변화하는 이 시대에 어울리는 문화 매니저를 길러내고자 하는 전공이라 할 수 있지요.

고등학교 때부터 일본의 X-Japan이라는 그룹을 좋아해서 다른 친구들은 PC방에서 게임을 할 때 저는 X-Japan의 팬카페를 만들고자 홈페이지 제작을 독학으로 마스터했습니다. 만들다 보니 재미있어 학교 교수님들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드리며 실력을 쌓아갔습니다.

이런 경험이 바탕이 되어 웹에이전시 회사에 취업하여 웹디자이너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견문도 넓히고 좋아하는 일본 문화 속에서 생활해보고 싶어 일본으로 건너갔지요.

X-japan의 가사 뜻이 알고 싶어 시작한 일본어 공부로 이미 일본어 회화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웹디자인 붐이 3-4년 정도 뒤쳐져 있었는데요, 전 이미 한국에서 경력 있는 웹디자이너였기때문에 일본에서의 취업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보면서 디자인 전공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 디자인으로 유명한 K대학교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졸업 후 입사지원을 했는데 지원한 네 곳의
대기업에 모두 합격하였습니다. 그 중 S○ 회사에 입사하여 GUI디자이너, UX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홀로그램의 대중화를 희망

   
 

다니던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2014년 1월에 지금의 회사 어비팩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전 회사에 있을 때부터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향후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이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을 융합하는 최초의 시도로 ‘어비콘(Uhbeecon)’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던 것처럼 자본력을 가진 회사만 홀로그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국내 최초 B2C로 홀로그램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유명가수가 콘서트에서 홀로그램기법을 활용해 무대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는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고 한번 설치하면 변경을 할 수 없어 계속 그 무대만 보여주게 됩니다. E놀이공원 안에 홀로그램 기법을 적용한 공연장을 열어 일정 기간 동안 계속 같은 내용으로 보여주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꼭 그래야 하나? 개인용도로 쓸 수 있는 것은 없을까?” 고민하다가 SNS에 홀로그램과 관련해서 개발해보려고 한다고 글을 올렸더니, ‘하프미러 구매하실 생각이면 연락주세요.’라는 댓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래서 ‘하프미러’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죠.

‘하프미러’는 빛의 일부는 반사하고 일부는 투과하도록 만들어진 특수한 거울인데요. 하프미러를 통해 영상을 반사시켜 보여주는 이 방법은 홀로그램 기법 중 비교적 저렴하고 쉬운 방법입니다.

영상을 반사시켜 보여주려면 실제 영상이 반대로 보이도록 해야 하는데 아는 개발자 후배에게 이것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작업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 등을 물어봤습니다. 홀로그램 영상을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시도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모바일 홀로그램 디바이스 ‘홀로라이브(Holo Live)’를 출시하게 되었습니다. ‘홀로라이브’는 스마트폰을 거치해 사전에 제작된 홀로그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제품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 저희가 제공해드리는 앱에서 반대로 보이도록 변환한 후 홀로라이브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홀로그램을 대중화하고 싶었고 누구나 홀로그램 콘텐츠를 제작하고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산물이라고 할 수 있죠.

중요한 건 아이디어! 인문계열 전공자에게 더욱 유리

   
▲ 미래형 인재는 다르다! <우등생보다 스마트 엘리트> 출간
https://goo.gl/SVmxY3

콘텐츠 기획이기 때문에 인문학 관련 전공 출신들이 더 유리하다고 봅니다. 사실 홀로그램 분야에서 그게 더 메인이라고 봅니다.

홀로그램 장비를 다루거나 프로그램 다루는 것은 배우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모티브가 되는 아이디어거든요.

인문학 관련 전공자들의 상상력과 풍부한 경험들이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제가 만약 컴퓨터공학 전공을 했다면 기술적 측면에서만 접근하게 되어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 했을지도 모릅니다.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영상제작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알아야 하는데 보통 전문대학 멀티미디어 관련 출신이면 할 수 있습니다. 또 학원과 같은 기관에서 6개월 집중적으로 훈련을
받으면 가능하다고 봅니다. 나머지는 경험을 쌓으면서 감각을 익히면 됩니다.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새로운 분야가 보여
기회는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쁜 여자가 나와서 굿나잇 인사도 해주고 모닝콜도 해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처음 홀로그램 영상을 제작해보았습니다. 주변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좀 더 예쁜 여자가 모닝콜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예인이 있는 소속사에 찾아갔습니다. 이런 콘텐츠가 있는데 같이 만들어보는 게 어떤지 제안했는데 반응이 좋아 함께 작업하기로 계약을 했습니다.

이렇게 일단 두드려보고, 시도해보고, 안되면 다른 방법을 또 찾아보는 것이 저에게는 익숙합니다. 제가 이쪽 업계의 시장 전문가였다면 복잡한 경제논리에 맞춰 생각하느라 시도조차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제한된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사업화 하는 접근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S대학교에 ‘디지털시대의 휴먼르네상스(인문학과 IT의 만남)’라는 과목으로 강의를 나갔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을 때 이를 콘텐츠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몸소 경험하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수강을 했는데 이들이 작성한 리포트를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학생들은 사소한 궁금증과 아이디어가 콘텐츠로 발전해가는 과정과 책으로 출간되는 과정을 경험해 본 것에 대해 재미있어 했고, 수강생 중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하겠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이 앞으로 사회에 나와서도 많은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최대한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에 제한을 두지 말고 일단 해보고 그 다음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하다보면 모든 것이 연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도전에 대해 스티브 잡스가 한 명언이 있습니다.

“The journey is the reward. 여정은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이지만 그 자체로) 보상이다.” 많은 경험들이 언젠가는 큰 결과물을 낳을 것입니다.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홀로그램분야 만드는 게 꿈

   
 

홀로그램의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홀로그램은 일부 누군가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하고 싶은 누구나 다 접근해볼 수 있는 영역이 되도록 초기 시장을 세팅하고 싶습니다. ‘홀로라이브’의 출시도 그러한 맥락에서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S대 ‘디지털시대의 휴먼르네상스’ 강의를 하면서 나온 학생들의 아이디어들을 보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실제로 어떤 아이디어는 사업화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보이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홀로그램 영역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길 기대합니다. 저 또한 다양한 분야를 홀로그램과 접목하는 개발을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

펜션을 홍보하는 광고판을 홀로그램으로 제작하고 싶다고 제안을 받아 함께 작업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가구회사에서 기존 가구와 IOT를 엮어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저도 궁금하고 흥미로워 함께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실시간으로 날씨와 시간, 날짜를 표시해주는 거울이 달린 화장대입니다. 앞으로도 어떤 곳에 어떻게 콘텐츠가 만들어질지 몹시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출처=한국고용정보원 '인문계열 진출직업'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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